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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말레이시아는 건기였지만 한 번씩 스콜이 내렸고, 프레이저힐은 섭씨 20도 안팎으로 가을 날씨처럼 선선해서 긴팔을 입고 다녀야 했으며 저녁에는 춥기까지 해서 추위에 약한 아내는 준비해 간 전기장판을 켜고 잠. 아무래도 4월과 5월이 탐조 최적기일 듯함. 다시 오고 싶지만 여건상 한 번으로 끝날 것도 같아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낯선 새들을 만날 수 있었던 여행.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쿠알라 쿠부바루까지 기차(약 1시간 마다 쿠부바루로 가는 Kumuter가 있음. 구글에서 출발 지역과 도착 지역을 입력하면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다 나와 편리함.)를 타고 간 다음 100링깃 택시로 해발 1500미터가 넘는 프레이저 힐에 도착해 4일을 머물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게으르게 새를 봤는데 떠나는 날이 되어서야 어떻게 탐조해야 하는지 감이 오기 시작하다니. 떠날 때는 프레이저힐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180링깃에 중형 택시를 탐. 반나절 숙소 근처에서 가게를 하는 버딩가이드 두라이의 안내를 받기로 하고 두 사람 180링깃에 계약했으나, 많은 새들을 보지 못해 150링깃만 달라고 해서 그렇게 함. 아침 8시에 출발하기로 구두로 간단히 약속하고 다시 전화를 주기로 했는데 어쩌다 보니 전화를 못해서 다음날 8시에 가게로 찾아가니 가게 문이 닫혀 있어 급하게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8시 30분에 오토바이를 타고 두라이씨가 도착을 하여 가이드를 한 우여곡절이 있었음. 다음날 아내가 인도한 다른 길을 걸으며 10 여 종의 새들과 반갑게 조우함. 낯선 곳에 갈 때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탐조 계획이 필요함을 새삼 느끼게 됨. 그러나 되는 대로 부딪히는 천성을 어찌 할까.

아래 지도는 숙소에 비치돼 있는 것으로 프레이저힐 전체 길에 대한 안내이다. 겨우 붉은 색으로 표시한 부분만 답사를 하였다. 주된 경로는 골프장을 한 바퀴 도는 것이 되겠고, 아래쪽 Gate라 적힌 쪽이 아내가 인도한 길이다. 탐조 선배님의 조언에 의하면 별표를 한 폭포 지점에 새들이 많다고 한다. 이제서야 정신 차리고 지도를 살펴보니 가 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이 지금 노트북 옆에서 식어가고 있는 커피향처럼 진하게 배어든다.

 

 

Guando Nature Park(關渡自然公園)와 Taipei Botanical Garden(台北植物園), Daan Park(大安森林公園) 등지를 거닐며 만난 새들입니다.